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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8 (토)

[초점]'자산 60% 현금' 워런 버핏…'역대급 폭락' 경고

미국 증시 125년 사상 최고 과열…대공황·닷컴버블 뛰어넘었다
추격 매수 대신 자산 배분 신경 쓸 때…버핏이 현금 쌓는 이유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글로벌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끝없는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월가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 거대한 폭풍을 예고하는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전체 자산 중 무려 60%가량을 주식이 아닌 '현금(단기 국채 포함)'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그가 바라보는 미래의 시장 전말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한 '보수적 투자'로 치부하기엔 버핏의 현금 비중은 역대급으로 높다. 최근 쏟아진 미국의 거시경제 데이터와 밸류에이션 지표들은 버핏의 이 같은 '이례적인 현금 쌓기'가 철저한 역사적 통계와 공포에 기반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125년 역사상 가장 비싼 구간에 진입했다는 냉혹한 분석이다.

 

■ 125년 사상 가장 비싼 시장…'8대 밸류에이션 지표'의 일치된 비명

 

현재 미국 증시의 주가 수준은 단순히 "많이 올랐다"는 느낌을 넘어, 계량 경제학적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8가지 핵심 밸류에이션 지표를 종합 분석한 결과, 현재 미 증시는 125년 역사상 상위 5% 이내라는 극단적인 과열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을 정밀 진단하기 위해 동원된 8대 지표는 다음과 같다.

 

-Trailing P/E (과거 실적 기반 주가수익비율): 지난 1년간 기업들이 벌어들인 실제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되었는지 보여준다.
-Forward P/E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향후 1년간의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로, 미래 낙관론이 얼마나 과도하게 반영됐는지 측정한다.
-CAPE (로버트 실러 교수의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10년 평균 이익으로 주가를 나눠 일시적 착시를 제거한 정통 지표다.
-P/B (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청산가치(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뜻한다.
-P/S (주가매출비율): 이익 조작이 불가능한 '매출액' 대비 주가 비중으로, 현재 기술주들의 멀티플 과열을 가장 잘 잡아낸다.
-EV/EBITDA (에비따 배수): 기업의 현금창출능력 대비 기업가치를 비교한 지표다.
-Q Ratio (토빈의 Q 비율): 자산의 시장 가치를 실제 대체 비용으로 나눈 비율이다.
-Market Cap to GDP (일명 '버핏 지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율로, 워런 버핏이 가장 신뢰하는 거시 지표다.

 

소름 돋는 사실은 이 8가지 지표 중 단 하나도 예외 없이 "지금의 미국 주식은 역사상 가장 비싸며, 하락 확률이 극도로 높다"는 일치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 1929년 대공황·2000년 닷컴버블보다 더 높다

 

역사학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현재의 과열 강도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증시 폭락기 직전보다 심하다는 점이다. 인류 최대의 경제 재앙이었던 1929년 월가 대폭락(대공황) 직전, 그리고 실체 없는 IT 기업들의 주가가 하늘을 찌르던 2000년 닷컴버블의 정점 당시의 밸류에이션 평균값보다 현재 미국 증시의 종합 밸류에이션 수치가 더 높게 형성되어 있다.

 

당시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환상 속에서 폭락 직전까지 아무도 위기를 직감하지 못했다. 지금 역시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랠리가 "과거의 버블과는 다르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지만, 역사적 지표는 냉정하게 2000년의 데자뷔를 가리키고 있다.

 

■ 美 언론의 기류 변화…WSJ 등 "반도체 랠리 과열" 일제히 타전

 

시장 분위기의 균열은 언론의 논조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그동안 테크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주도적으로 찬양하던 미국의 유력 투자 매체들이 급격히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경제 전문지들은 최근 "현재의 반도체 및 AI 랠리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넘어선 통제 불능의 과열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 센터에 쏟아붓는 자본 지출(CAPEX)에 비해, 실제 매출로 회수되는 이익의 속도가 터무니없이 느리다는 'AI 회의론'과 맞물린 경고다.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자들 역시 겉으로는 매수 추천 리포트를 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조용히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에 착수했다는 후문이 파다하다.

 

■ 포모(FOMO)족의 최후…지금은 추격매수 아닌 '자산 배분'의 시기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 워런 버핏의 이 오랜 격언은 지금 시장에 가장 필요한 명약이다. 최근 증시 상승장에 소외될까 두려워 뒤늦게 빚을 내어 미국 기술주나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드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불안 증후군)' 기반의 추격매수가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탐욕을 멈추고 주식을 분할 매도해 '수익을 확정(수익실현)'해야 하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주가가 꼭대기에 있을 때 현금을 확보해 두지 않으면, 향후 다가올 조정장이나 폭락장에서 매력적인 자산을 헐값에 담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버핏이 60%의 자산을 현금으로 쥐고 숨죽이는 이유 역시 시장이 무너졌을 때 '줍줍(저가 매수)'할 총탄을 마련해 둔 것이다.

 

일부 공격적인 젊은 투자자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현금과 단기 국채로 썩혀두는 워런 버핏을 향해 "트렌드를 모르는 고리타분한 노인"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나 테슬라를 샀으면 몇 배는 벌었을 텐데 현금을 들고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125년의 미국 증시 역사가 증명하는 단 하나의 진리는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탐욕의 끝은 늘 잔혹한 대폭락이었다"는 점이다. 버핏이 자산의 60%를 현금화했다는 것은, 현재 시장에서 안전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이 단 40%도 되지 않는다는 강력한 선언이다.

 

지금은 주식 계좌의 수익률 숫자에 취해있을 때가 아니다. 내 자산 중 현금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냉정하게 점검하고, 버핏처럼 '다음에 올 거대한 기회'를 위해 자산 배분 구조를 전면 재조정해야 할 때다. 버핏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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