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이 ‘이자 장사 영업’의 틀을 깨고 포용금융 실천에 본격 나서고 있다. 5대 금융지주가 오는 2030년까지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은행권 사회공헌 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하며 규모와 질 양면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6월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5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총금액은 2조1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 첫 집계 당시 3514억원이었던 규모가 2019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6년 만에 2조원대를 달성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모두 사회공헌 비용이 3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앞으로도 은행권은 민생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상생과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5년 하반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오는 2030년까지 총 508조원을 생산·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 중 포용금융에만 약 67~72조원이 배정됐다. 서민·취약계층 지원과 중소상공인 금융 접근성 강화를 위한 중금리 대출 확대, 재기 지원 프로그램 등이 주된 활용처다.
특히 은행 자체 재원으로 운영되는 대표적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공급액은 전년보다 5003억원 늘어난 4조167억원으로 제도 도입 이래 최초로 연간 공급 4조원을 돌파하며 서민들의 방파제가 됐다.
반면 서민형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대출’의 경우 5대 시중은행의 공급 비중이 전체 은행권의 3%대에 그쳤다. SGI서울보증의 까다로운 심사 구조와 더불어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일부 대형 은행에서 여전히 ‘비대면 모바일 신청’이 불가능해 소비자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새 사잇돌대출의 공급 지표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과 지방은행들이 견인했다.
앞으로 은행권의 포용금융 실천은 한층 더 공격적이고 체계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포용금융 확대를 은행의 핵심 경영 평가 지표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서민금융 지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실적 등을 종합 합산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이나 채무조정 참여도가 높은 은행은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을 감면받는 등 강력한 유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에 발맞춰 정책 목표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연간 4조원 수준인 새희망홀씨 공급 목표를 오는 2028년까지 6조원 규모로 5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 신규 취급 목표 비중을 현재 30%에서 2028년 35%까지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는 7월 은행법 개정으로 서민금융 출연금을 대출금리에 원가로 반영할 수 없게 되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낮추며 상생금융 실적을 쌓으려는 노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포용금융은 단순한 시혜성 기부를 넘어 고도화된 모바일 기술을 통해 취약계층의 금융 문턱을 낮추는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