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컴퓨터를 사지 않습니다. AI 팩토리(AI Factory)를 짓는 것이다."
가죽 재킷을 입은 'AI 거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번 전 세계 IT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이정표를 제시했다. 6월1일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를 넘어 'AI 시스템 기업'으로의 완전한 체질 개선을 선포했다.
이번 대만 방문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차세대 아키텍처 '베라 루빈(Vera Rubin)'의 양산 발표, 앱에서 '에이전트(Agent)'로의 소프트웨어 패러다임 전환, 그리고 한국·대만을 잇는 아시아 AI 동맹의 재확인이다.
1. 인류 최초의 에이전트 전용 CPU, '베라(Vera)' 전격 공개
젠슨 황은 이번 연설에서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이 본격적인 양산(Full Production)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새롭게 공개된 차세대 CPU '베라(Vera)'이다.
"지금까지의 CPU는 인간을 위해 설계되었다. 하지만 '베라'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AI 에이전트'만을 위해 디자인된 CPU이다. 앞으로 지구상에는 인간보다 에이전트의 수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에이전트형 AI는 인간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환경을 관찰하고(Observe), 추론하며(Reason), 계획을 세우고(Plan) 실행하는 자율 시스템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이 복잡한 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기 위해 모델, 툴, 런타임 환경, 메모리를 하나로 통합한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를 '베라 루빈'을 통해 구현했다.
2. "컴퓨팅 성능이 곧 매출"… 토큰 경제학의 도래
젠슨 황은 AI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을 '재무적 관점'에서 재정의하며, AI 칩의 단순 가격보다 '와트당 처리량(Tokens per Watt)'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생성형 AI 시장에서 '토큰(Token, AI가 인식하는 문자·데이터 단위)'은 그 자체로 직접적인 수익 창출의 단위가 되었다. 효율적인 아키텍처를 선택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토큰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곧 기업의 '마진'과 직결된다는 논리이다. 그는 "아키텍처 선택을 실패하면, 아무리 싼 칩을 써도 수익을 낼 수 없다"며 엔비디아 시스템의 압도적인 경제성을 피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론'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AI 코파일럿 도입 이후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생산성이 수배 이상 뛰었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생산성이 늘어나면 기업은 더 많은 개발자를 고용하고 싶어 거다. 일자리 감소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Complete nonsense)"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 한·대만 끈끈한 '삼각 동맹'… 최태원 회장과 대만서 전격 회동
이번 대만 방문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순간 중 하나는 기조연설 현장을 지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 그리고 한국 파트너사들을 향한 이른바 '샤웃아웃(Shout-out)'이었다.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AI 가속기 시장의 핵심 마스터키는 결국 고대역폭메모리(HBM)이다. 젠슨 황은 연설 도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직접 언급하며, 이들이 '베라 루빈'에 탑재될 6세대 HBM(HBM4)의 핵심 공급사임을 분명히 했다.
기조연설 전날인 5월31일, 타이베이 현지에서 이뤄진 최태원 회장과 젠슨 황 CEO의 연쇄 회동은 단순한 '갑을 관계'를 넘어선 강력한 'AI 인프라 연합전선'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젠슨 황은 대만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곧장 한국을 방문해 네이버, LG 등 국내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AI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 핵심 요약: GTC 타이베이 2026 디코딩 >
| 구분 | 주요 내용 | 비즈니스 임팩트 |
| 하드웨어 | '베라 루빈(Vera Rubin)' 본격 양산, 에이전트 전용 CPU '베라' 공개 | 칩 단위 공급에서 'AI 팩토리' 시스템 통째 공급 체제로 전환 |
| 패러다임 | 앱(Application) 중심 ➔ 에이전트(Agent) 중심 전환 | 기업마다 자율 작동하는 AI 에이전트 조직 구축 가속화 |
| 공급망 | 한국(삼성·SK HBM4) - 대만(TSMC 파운드리) 동맹 확인 | 아시아 중심의 고성능 AI 반도체 공급망 고착화 |
| 다음 행보 | 대만 일정 마친 후 곧바로 방한(訪韓) 예정 | 네이버·LG 등 국내 빅테크 및 IT 기업들과의 AI 연합 확장 |
대만을 'AI 혁명의 진원지'라 치켜세우며 연간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까지 시사한 젠슨 황. 그가 타이베이에 남긴 "Compute is Revenue(컴퓨팅이 곧 매출이다)"라는 메시지는 이제 글로벌 IT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풀어야 할 새로운 방정식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