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지난 2024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석유류 가격이 24% 이상 폭등하며 전체 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유류할증료 인상과 연휴 수요가 맞물린 국제항공료는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2.6%)보다 오름폭이 0.5%포인트(p) 급격히 확대된 수치이자, 2024년 3월(3.1%) 이후 2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에서 올해 1·2월 2.0%까지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3월 2.2%, 4월 2.6%에 이어 한 달 만에 3%대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이번 물가 급등을 주도한 것은 석유류였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4.2% 급등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7월(35.2%)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석유류 품목 하나가 전체 물가지수를 0.92%p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33.3%, 휘발유가 23.1%, 등유가 21.7% 각각 폭등했다.
에너지발 충격은 공업제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됐다.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은 4.2% 오르며 전체 물가를 1.40%p 밀어 올렸다. 서비스 물가 역시 전년 동월과 비교해 2.8%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집세(1.0%), 공공서비스(1.8%), 개인서비스(3.7%)가 일제히 올랐으며, 유류할증료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국제항공료는 33.5%나 뛰어올라 1995년 1월 조사 개시 이후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이른바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선어개(5.7%)는 올랐으나 신선채소(-4.9%)와 신선과실(-2.8%)이 내림세를 보인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양배추(-43.9%), 무(-27.5%), 양파(-18.5%), 배(-17.8%)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전체로는 쌀(13.5%), 갈치(15.1%), 조기(14.6%), 달걀(10.2%) 등이 오르며 2.2% 상승 전환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상승해 전월(2.2%) 대비 0.3%p 높아졌다. 이는 시장의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되어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또한 3.3% 상승해 지난 2024년 4월(3.6%)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서민들의 살림살이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과 5월 연휴 등 계절적 여행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국제항공료, 해외단체여행비(26.3%), 승용차임차료(25.7%) 등이 상승폭을 키웠다”며 “다만 가공식품의 경우 출고가 인하와 기저효과 덕에 상승폭(0.8%)이 다소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