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번 방한을 단순한 기업인 회동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넘어 로보틱스·자율주행·공장 자동화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협력 확대의 계기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6월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주요 일정을 마친 뒤 오는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인 5일부터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동을 두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일정으로 이번 회동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장소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음식점이 회동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엔비디아 측이 가예약을 해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서울 삼성동 치킨집에서 이른바 ‘깐부회동’을 가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회동 역시 격식 있는 회의실보다 캐주얼한 식사 자리를 통해 주요 기업인들과 협력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시는 이미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86% 오른 38만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도 29.95% 급등했고, 네이버는 16.03% 오른 27만1천500원에 마감했다. 로보스타는 30.00%, 로보티즈는 23.66% 상승하는 등 로봇 관련주에도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SK텔레콤 역시 젠슨 황 CEO가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제조·피지컬 AI 분야 주요 파트너사로 소개한 영향으로 11.53%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방한의 핵심을 ‘피지컬 AI’로 보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데이터센터나 소프트웨어 영역에 머무는 것을 넘어, 로봇·자동차·공장·물류 등 현실 세계의 장치와 산업 현장에 직접 적용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조·모빌리티·로보틱스 생태계로 영향력을 넓히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로봇과 가전, 전장, AI 연구 역량이 피지컬 AI 협력의 주요 연결고리로 거론된다. 네이버는 로봇과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5G 특화망 등이 적용된 제2사옥 ‘1784’를 통해 AI 인프라 협력 가능성이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젠슨 황 CEO의 네이버 1784 방문은 8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역시 로봇 사업 기대감과 함께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젠슨 황 CEO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 시구자로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두산 및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련 일정과 회동 의제는 아직 공식 확정 전인 만큼, 실제 협력 내용이 구체화되는지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의 변수로 남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방한이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전략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AI 반도체 중심의 기존 협력 구도가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현실 산업으로 확장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 기대감도 함께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함께 제기된다. 이날 관련 종목들은 젠슨 황 CEO 방한 기대감과 피지컬 AI 모멘텀을 빠르게 반영하며 급등했지만, 실제 회동 결과와 구체적인 사업 협력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방한 일정 자체보다 엔비디아와 국내 주요 기업 간 협력 범위가 얼마나 구체화되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