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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금)

중동 쇼크에 국채 금리 요동…해외자산 5분기만 감소

한은 "저가 매수 나섰지만…보유 자산 평가 손실이 압도"
1분기 외화주식 40억불 증발…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중동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주가 하락과 국채 금리 급등을 유발하며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1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6월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4분기 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503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말 5075억9000만달러와 비교해 3개월 사이 0.8%(42억6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기관들의 해외 투자 잔액은 지난해 1분기(+100억1000만달러) 반등에 성공한 이후 4개 분기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중동발 금융 쇼크를 이기지 못하고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 주체별로 살펴보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잔액이 47억5000만달러 급감하며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이어 증권사(-4억달러)와 보험사(-4000만달러)의 자산도 동반 축소됐다. 반면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은 외국환은행은 홀로 9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주식 시장의 타격이 가장 컸다. 외화 주식 투자 잔액은 한 분기 만에 40억1000만달러가 증발했다. 이는 글로벌 긴축 기조가 강했던 지난 2022년 3분기(-102억9000만달러)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외화 채권 역시 4억5000만달러 줄어들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코리안 페이퍼)은 투자 심리 방어에 성공하며 2억달러 소폭 증가했다.

 

이번 해외 투자 잔액 감소는 기관들이 해외 자산을 대거 처분(순매도)했기 때문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던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평가 손실’ 기조가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글로벌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자 지수를 저점이라고 판단한 기관들의 저가 매수세(순투자)는 오히려 확대됐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전체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기존 보유 자산의 평가 손실 규모가 새로 사들인 금액을 압도하면서 외화 주식 잔액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의 상황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로 인해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대규모 채권 평가 손실이 발생해 전체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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