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여원동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여부에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IT·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와 내수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오히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카드가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재정지출이 이끈 깜짝 성장, 한은 전망치 2.6%로 점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그러나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2.6%로 0.6%포인트(p) 대폭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 전망보다 0.3%p 높은 2.1%로 제시하며 2%대 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에는 1분기 실적 충격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7%를 기록하자 시장의 컨센서스도 2%대 중후반으로 빠르게 유턴하는 모양새다. 중동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지출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을 탄 IT 수출 호조가 경기 하방 압력을 강력하게 방어한 결과로 풀이된다.
■ 'K자형 양극화'의 그늘…통화정책 긴축 유지 불가피
다만 이번 성장률 조정을 단순히 경기 전반의 온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 확대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은 견고하지만, 그 외 비IT 업종이나 내수 경기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비대칭적 성장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이러한 산업·계층 간 수혜 격차는 정부가 재정정책과 정책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명분을 제공한다. 반면 통화당국은 유동성 과잉 차단과 자산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 여건을 타이트하게 가져갈 공산이 크다. 특히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억제하고 기대수익률을 낮추기 위해 규제뿐만 아니라 금리 조정을 주요 카드로 활용할 여지가 커졌다.
■ 키움증권 "반도체 호황 속 시장금리 상방 압력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견고한 수출 실적과 유동성 증가, 최근의 임금 인상 움직임이 맞물리며 향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는 명분이 쌓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확장적 재정 기조 탓에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채권시장에는 부담이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사이클이 지속될수록 K자형 성장 패턴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채 발행 확대는 시장금리의 상방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