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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7 (일)

너도나도 설계사 70만…수당만 챙겨 뜨면 '고객 미아'

부업 설계사 230% 폭증…5년 이상 계약 유지율 45% 바닥
금감원 고강도 규제 예고…2027년 '수수료 분급제' 전격 도입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비대면 부업 인구를 겨냥해 파트타임 설계사를 모집하는 등 ‘N잡’ 열풍이 보험업계로 확산되면서 설계사 조직 구조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N잡’ 열풍과 배민 등 플랫폼 노동의 대중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직장인, 자영업자, 경력단절 주부들이 대거 유입되며 보험설계사 수는 사상 처음으로 7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설계사 70만명 돌파의 이면에는 ‘낮은 전문성’과 수당만 챙겨 떠나는 ‘먹튀형 이탈’로 인한 소비자 피해 유발 등의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보험회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국내 보험설계사 수는 71만2426명으로 전년 대비 6만1000명(9.4%) 급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러한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은 ‘N잡형 부업 설계사’다. 지난해 부업 형태로 보험을 판매하는 N잡 설계사는 1만7591명으로 2025년 5332명에 견줘 229.9%나 폭증했다.

 

이는 롯데손해보험의 ‘원더’, 메리츠화재의 ‘메리츠파트너스’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 삼성화재 ‘N잡크루’, KB손해보험 ‘KB N잡러’ 등 대형 손보사들이 잇따라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부업 채널을 확장한 결과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보험사들이 고정적인 관리·교육 비용을 줄이면서도 한 건의 계약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업 채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N잡 설계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설계사의 외형 성장은 설계사 조직의 극심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 탓에 쉽게 들어왔다가 쉽게 나가는 파트타임 설계사가 늘어나면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은 악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속설계사의 등록정착률(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활동하는 비율)은 51.4%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부업 설계사 유입이 집중된 손해보험업계의 정착률은 1.9%포인트 급락했다.

 

보험은 상품 구조와 약관이 복잡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수적인 대표적 고관여 금융 상품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대면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모바일 앱으로 속성 위촉된 N잡 설계사들은 금융 소비자의 생애주기 분석보다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중심’의 영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인 영업은 부업 설계사들이 지인들의 호의로 초반 계약 실적을 올린 이후 인맥 풀이 고갈되거나 본업이 바빠지면 순식간에 활동을 중단하고 영업 현장을 이탈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면 부업 설계사들이 체결했던 계약들은 담당 관리자가 없는 ‘고아계약’이 되고 결국 계약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중장기 보험계약 유지율 하락이라는 수치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1년차(13회차) 계약 유지율은 87.9%, 2년차(25회차)는 73.8%로 단기 지표는 일부 개선된 착시 효과를 보였으나 5년(61회차) 이상 장기 계약 유지율은 45.7%로 하락했다. 부업 설계사들이 계약 체결 후 2~3년이 지나 대거 현장을 이탈하면서 관리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장기 불황형 이탈’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특히 한국의 2년차 계약 유지율(73.8%)은 주요 보험 선진국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2년차 계약 유지율은 싱가포르가 96.5%로 가장 높고, 이어 일본(90.9%), 대만(90.0%), 미국(89.4%) 순으로 대부분 9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선진국과 최대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재의 설계사 조직 구조를 보험사의 ‘강물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부 저능률 설계사를 장기 육성하기보다 부업형 신규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입시켜 단기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 보험사 영업 전략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설계사 이탈로 보상 관리에 공백이 생기면 질병이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청구 절차를 안내해 줄 담당자가 없어 소비자가 직접 복잡한 서류를 챙겨야 하는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금융감독원은 전방위적인 규제와 통제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최근 부업 설계사를 확대 중인 보험사들을 소집해 ‘월 수백만원 가능’과 같은 과장 광고와 소득 부풀리기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지도했다.

 

또한 오는 7월부터 보험사가 대리점(GA)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첫해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1200%룰’을 안착시키고 오는 2027년에는 수수료를 수년에 걸쳐 나누어 지급하는 ‘판매수수료 분급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초기 수수료 집중 구조를 개편해 설계사가 계약 이후에도 고객 관리를 끝까지 책임지도록 제도적 통제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업 설계사는 지인 위주 영업 이후 계속해서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워 배달 플랫폼처럼 완전히 안착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설계사 이탈은 소비자 계약 관리 공백과 직결되는 만큼 대리점 및 전속 채널의 영업 효율성에 대한 질적 통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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