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5월29일 오전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감, 미국 AI 관련주 강세, 기관 매수세가 코스피를 끌어올린 반면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 매도, 바이오주 약세 영향으로 3%대 하락하고 있다.
오전 10시2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7.53포인트(1.92%) 오른 8,342.82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36.99포인트(3.35%) 내린 1,067.37을 나타냈다. 지수만 보면 코스피는 강세지만, 시장 안쪽을 들여다보면 AI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는 차별화 장세가 뚜렷하다.
코스피 상승 배경에는 대외 안도감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부담이 완화됐고,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도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AI 소프트웨어주와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점도 국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미국 서버 업체 델 테크놀로지스가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한 점이 국내 AI 관련주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개장 전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감, 코스피200 야간선물 강세, 델의 시간 외 급등 효과가 국내 증시 반등에 힘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종목별로는 AI 반도체와 인프라 관련주가 강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E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에 3%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동반 상승했다.
AI 수혜가 반도체를 넘어 부품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로 확산하는 점도 특징이다. 삼성전기는 AI용 MLCC와 FC-BGA 수요 확대 기대에 9%대 상승했고, LG이노텍도 AI 기판 공급 부족 수혜 기대에 강세를 보였다. 삼성에스디에스와 LG씨엔에스, NAVER도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AX 솔루션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다.
피지컬 AI 관련주도 장 초반 시장의 중심에 섰다. 피지컬 AI는 챗봇처럼 말로만 작동하는 AI가 아니라 로봇, 자동차, 공장 설비처럼 실제 물건을 움직이는 AI를 뜻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방한 기대와 LG그룹·네이버 등과의 협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LG전자, LG,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코스닥은 약세가 두드러졌다. AI 대형주로 자금이 몰리면서 중소형주와 바이오주에서는 수급이 빠지는 모습이다. 코오롱티슈진, 펩트론, HLB,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주요 바이오주가 하락했고, 코스닥 바이오 관련 ETF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의 돈이 AI로 몰리자, 다른 섹터의 체감 온도는 차가워진 셈이다.
종전 협상 기대감은 방산주에는 단기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빅텍 등 일부 방산주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퓨리오사AI 관련주는 국민성장펀드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예외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가 퓨리오사AI에 약 8000억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DSC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포바이포, 엑스페릭스 등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급 쏠림에 따른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AI 반도체주의 시장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들 종목의 단기 등락이 지수 전체로 빠르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월 전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 감소하고 소비와 투자도 함께 줄어든 점은 부담 요인이다. 코스피는 AI 기대감으로 강하게 오르고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체감 격차가 커지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