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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3 (수)

중동전쟁 여파 현실화…8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

석유 38년 만에 최악 폭락…소비도 26개월 만에 최대 낙폭
반도체 홀로 선전…내수 부진 속 선행 지수는 6개월째 상승

 

 

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올해 4월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감소하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가 8개월 만에 재현됐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의 충격이 시차를 두고 실물 지표에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5월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7.8(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6% 하락했다. 올해 2월(2.1%)과 3월(0.4%) 연속으로 이어지던 증가세가 3개월 만에 꺾인 셈이다.

 

생산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중동 리스크에 직접적 타격을 입은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줄었다. 특히 석유정제 생산은 봄철 정기보수에 더해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19.4% 급감했다. 지난 1988년 5월(-22.1%) 이후 약 38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자동차 생산도 10.0% 줄었다. 지난해 3월 부품사 화재에 따른 수급 차질과 5월 이후 주요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가 겹친 탓이다. 지난해 9월(-15.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의 흐름 속에 3.1% 증가하며 유일하게 선전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4.3%) 분야에서 증가했음에도 금융·보험(-7.7%)과 도소매(-1.5%)가 발목을 잡으며 전월 대비 1.0% 감소했다. 이는 2022년 2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내수 경기를 상징하는 소비 지표도 얼어붙었다. 상품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6% 감소했다. 2024년 2월(-3.7%) 이후 2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전달 신제품 출시로 크게 늘었던 휴대폰 판매가 기저효과로 꺾이면서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11.1% 줄었고, 중동전쟁에 따른 차량 2부제 시행으로 차량연료 판매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투자 부문도 동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설비투자는 항공기 수입이 줄면서 전월보다 3.6% 감소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8.1% 증가해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불변)도 건축과 토목 모두 위축되며 1.4%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5.5% 감소했다.

 

단기 지표는 부진하지만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수들은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6포인트 오르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코스피 강세와 수출입물가비율 개선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2월과 3월의 일시적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전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요 지표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며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여전히 견고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경기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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