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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7 (일)

'60%룰' 깬 스타벅스…2주간 잔액 무조건 전액 환불

‘탱크데이’ 논란 백기 투항…정용진 회장 고개 숙여 공식 사죄
6월 1일부터 앱서 신청…조건 없이 최대 200만원 전액 환불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커피 플랫폼 부동의 1위 스타벅스 코리아(이하 스타벅스)가 그동안 유지해온 ‘스타벅스 카드 잔액 환불 기준’을 전격적으로 완화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시스템 개발 및 인프라 정비 과정을 거쳐 오는 6월1일부터 14일까지 딱 2주 동안, 충전 금액의 사용 비율 조건과 완전히 무관하게 고객이 요청할 경우 잔액을 전액 환불해 주는 ‘예외 환불’ 조치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할 때 약관에 명시된 엄격한 룰을 따라야 했다. 마지막으로 충전한 잔액의 60% 이상을 전 매장에서 사용해야만, 남은 40% 이하의 잔액을 현금이나 계좌로 돌려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이디야커피, 메가커피, 커피빈 등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이 일관되게 적용 중인 '60% 사용 규정'은 기업들이 임의로 정한 배짱 영업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등 현행 대한민국 규정 체계와 가이드라인에 철저히 기반한 합법적 기준이다.

 

스타벅스가 법적 정당성이 있는 이 자율·표준 규정을 스스로 깨고 ‘조건 없는 환불’을 선언한 것은 브랜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결정이다.

 

■ 최대 200만원까지 ‘앱으로 즉시’… 구체적인 환불 프로세스


이번 예외 환불 조치는 스타벅스 카드를 보유하고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핵심 운영 방안은 다음과 같다.

 

모바일 앱 중심의 비대면 환불 (기명 카드) - 기존처럼 매장에서 영수증을 확인하거나 남은 비율을 계산할 필요가 없다. 6월1일부터 스타벅스 모바일 앱에 접속해 환불 신청 버튼을 누르면, 60% 이상 사용 조건의 잠금이 해제된 상태로 전액 환불 절차가 진행된다. 신청 완료 후 소비자 계좌로 대금이 입금되기까지는 주말을 제외한 7영업일 이내 가 소요된다. 현재 스타벅스 카드의 최대 보유 잔액 한도인 200만 원 기준까지 전액 청구가 가능하다.

 

매장 현장 환불의 제한적 운영 (무기명 실물 카드) - 혼선을 줄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환불은 스벅 앱에 등록하지 않은 ‘무기명 스타벅스 실물 카드’ 소지자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이 역시 6월1일 이후 2주 동안 매장을 방문하면 사용 조건 없이 현금으로 직접 돌려받을 수 있다.

 

2주간의 시스템 준비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즉시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탈퇴 및 자금 회수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임시 구제책도 마련됐다. 지금이라도 매장에 방문해 무기명 실물 카드로 잔액을 전액 이전하면, 예외 환불 공식 시작일 이전이라도 모바일 앱을 통한 즉시 회원 탈퇴가 가능하다.

 

■ 부작용 감수한 배수의 진… ‘현금화 리스크’ 막판 조율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한 조치이지만, 유통 및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0%라는 안전장치가 사라지면 선불카드를 악용한 이른바 ‘카드 깡’이나 고액 현금화 등 체리피커(실속만 챙기는 소비자)들의 악용 리스크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치금이 빠져나갈 경우 발생할 자금 유동성 문제와 환불 요청이 매장으로 몰릴 때 최전선의 파트너(직원)들이 겪을 업무 과부하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예외 환불 기간 중 매장별 응대 부담을 줄이고 상업적 현금화 악용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스타벅스 카드 관련 편의 기능 및 인당 잔액 충전 한도를 한시적으로 제한 운영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비즈니스적 타격과 리스크를 예상하면서도 “최근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분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무거운 책임감과 자숙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결단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시발점은 ‘탱크데이’ 리스크… 정용진 회장, 조선팰리스에서 전격 대국민 사죄

스타벅스가 이토록 가혹한 비즈니스 리스크를 감수하며 납작 엎드린 배경에는 브랜드 생존을 위협하는 대형 마케팅 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5월18일,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날에 ‘탱크데이’라는 명칭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군부 독재 시절의 탱크 진압을 연상시킨다는 거센 비판과 논란을 자초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스타벅스 앱 삭제 및 리워드 회원 탈퇴 인증샷이 릴레이로 이어지며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소비자들이 잔액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거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신세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 정용진 회장이 직접 소방수로 등판했다. 지난 19일 1차 대국민 사과문을 배포한 데 이어, 일주일 뒤인 5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카메라 앞에서 머리를 숙였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문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어떤 변명도 필요 없으며,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법적·도의적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일주일 전 “5·18 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려 그룹을 대표해 사죄드린다”고 밝힌 바 있으나 민심이 가라앉지 않자, 최고 경영자가 직접 단상에 서서 육성으로 사과하는 고강도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번 스타벅스의 환불 조건 전면 완화는 단순한 서비스 개편이 아닌, 성난 소비자 권력(Consumer Power) 앞에 대기업이 보내는 가장 명확한 백기 투항의 시그널이다.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공정위 표준약관마저 유예할 만큼, 현재 스타벅스가 직면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불매운동의 공포가 극에 달했음을 증명한다.

 

스타벅스가 2주간 제공하는 ‘조건 없는 환불’ 카드가 소비자들의 돌아선 마음을 돌리는 진정한 상생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면피성 조치에 그칠지는 이번 완화 기간 이후 스타벅스가 보여줄 진정성 있는 행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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