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2.7℃구름많음
  • 강릉 19.3℃흐림
  • 서울 24.6℃맑음
  • 대전 25.6℃흐림
  • 대구 22.2℃흐림
  • 울산 19.0℃흐림
  • 광주 27.0℃구름많음
  • 부산 22.3℃흐림
  • 고창 25.4℃흐림
  • 제주 23.4℃구름많음
  • 강화 22.1℃맑음
  • 보은 23.1℃흐림
  • 금산 24.9℃흐림
  • 강진군 24.9℃흐림
  • 경주시 19.5℃흐림
  • 거제 23.1℃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6.06.07 (일)

AI 시대의 군대 명령은?…民軍 관계·합동성 재정립

군사학회·합동군사대 제34회 세미나…안보 전문가 400명 용산에서 격론
"알고리즘 명령 복종해야 하나"…AX 전장 리스크와 군 리더십 모색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군대라는 조직을 움직이는 두 개의 거대한 톱니바퀴는 단연 ‘명령’‘복종’이다. 그러나 이 톱니바퀴가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리적 강제력을 넘어, 법적 정당성과 인문사회학적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근 군 안팎에서 ‘올바른 민군관계’와 ‘지휘권의 한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대한민국 국방의 지적 산실들이 이 무거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군사학회(회장 김정수 예비역 육군 대장)와 합동군사대학교(총장 직무대리 육군 대령 신종필)는 지난 5월27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한국군의 올바른 민군관계와 합법적인 명령과 복종, 합동성」을 주제로 ‘제34회 국제 국방학술 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적 교류의 장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장성 및 영관급 장교, 국방 정책 전문가, 학계 석학 등 군내·외 전문가 약 400여 명이 국방컨벤션 홀을 가득 메우며 최근 대한민국 군 조직이 직면한 리더십의 위기와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한 뜨거운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 [제1부] "민주적 통제 속 책임 리더십"…AI 시대의 복종 딜레마

 

최영진 교수(중앙대)의 사회로 진행된 제1부에서는 기사의 핵심 주제인 ‘민군관계와 합법적인 명령과 복종’에 대한 날카로운 발제와 통찰이 쏟아졌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국군문화진흥원의 전계청 박사는 「AI 시대 군인의 명령과 복종」을 통해 인공지능이 전장을 지배하는 국방 전환(AX) 기로에서의 철학적 위기를 짚었다. 전 박사는 "미래 전장에서 AI 참모가 제안하거나 인공지능 지휘통제체계가 내린 치명적인 공격 명령을 인간 군인이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전 박사는 AI의 판단이 비인도적이거나 국제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을 때, 인간 지휘관과 부하가 가질 수 있는 ‘복종과 거부의 법적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만 군대의 무결성을 지킬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육군사관학교 김인수 교수는 「民軍관계의 위기」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한국군 조직 내부와 사회 간의 소통 단절, 그리고 민주적 통제 메커니즘에서 발생하는 마찰적 현상들을 학술적으로 거침없이 고찰했다.

 

김 교수는 건강한 민군관계란 군이 정치로부터 중립을 지키면서도 민간의 정당한 통제를 전적으로 수용하고, 민간은 군의 전문성과 명예를 존중할 때 확립된다고 강조하며, 현재 제기되는 위기 징후들을 극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군 리더십의 복원을 강하게 주문했다.

 

국제 세미나의 위상에 걸맞게 해외 사례 연구도 돋보였다. 대만 국방대학교의 창칭 투(Chang Ching Tu) 교수는 「대만의 법적 명령, 동맹 딜레마 및 민간 통제」 발제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대만군이 어떻게 민간의 통제를 받으며 법적 명령 체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그는 특히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동맹국(미국)과의 연합 작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동맹 딜레마’와 대만 내부의 법적 지휘권 관계를 설명하며, 유사한 안보 환경에 처한 한국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명시했다.

 

■ [제2부] "따로 노는 군대는 필패"…합동성과 民軍관계의 전략적 매칭

 

김병조 교수(경희대)가 좌장을 맡은 제2부에서는 군사작전의 핵심 성공 원리인 ‘민군관계와 합동성의 전략적 동기화’를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합동군사대학교 김학준 교수는 「민군관계와 제도적 합동성의 강화」를 통해 육·해·공군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합동성(Jointness)’이 단순히 군 내부의 결속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조적·제도적 차원에서 민간 국방 당국(국방부)과 군령권(합참)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과 신뢰가 전제되어야만 각 군의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진정한 합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양대학교 신치범 교수는 「AX 시대 합동성 강화를 위한 민군관계 재정립」 발표에서 미래 전장의 승패는 민간의 첨단 독자 기술(AI, 드론, 빅데이터 등)을 얼마나 빠르게 군에 이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단언했다. 신 교수는 과거의 폐쇄적인 군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민간 산업 생태계와 군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민군 기술 융합’이 곧 미래 합동성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군 지도부의 결단: 인문사회학적 고찰로 빚어내는 ‘强軍’

 

이번 세미나를 이끈 군 최고위 지도부 역시 한목소리로 군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역설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정수 한국군사학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은 환영사를 통해 군 내부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올바른 민군관계와 합법적인 명령·복종 문화에 대한 인문사회학적 성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짚으며,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외부의 그 어떤 위협도 꺾을 수 있는 진짜 ‘강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사학회는 이처럼 건강한 군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학술적·실천적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학회의 막중한 소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진 개회사에서 신종필 합동군사대학교 총장 직무대리(육군 대령)는 야전과 교육 현장을 잇는 구체적인 실행 각오를 피력했다. 신 총장 직무대리는 “민군관계의 확고한 신뢰와 유기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구현되는 합동성만이 우리나라의 안보 역량을 진정으로 강화하는 길”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군의 근본적인 철학과 작동 원리를 바로 세우고, 미래지향적인 합동성 발전을 위해 정예 장교 양성의 요람인 교육 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제34회 국제 국방학술 세미나는 군 통수권과 지휘권, 그리고 장병의 인권과 의무가 충돌하는 작금의 시대적 상황에서 ‘명령과 복종’이라는 군의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작동 원리를 학술의 장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군대는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조직이다. 그러나 그 명령이 ‘합법적’이고 ‘정당’할 때 비로소 부하는 목숨을 바쳐 복종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에 대한 민간의 통제(Civilian Control)는 거스를 수 없는 원칙이며, 이 통제가 건강하게 작동할 때 군의 리더십은 책임감을 얻고 조직 문화는 투명해진다.

 

이번 세미나는 AI라는 미래 전장 리스크부터 민군관계의 위기라는 현실적 과제까지 한국군이 가야 할 이정표를 시의적절하게 제시했다. 여기서 도출된 석학들의 대안이 국방부와 각 군의 실제 정책과 교육 과정에 적극 반영되어, 대한민국 군대가 국민에게 신뢰받고 전장에서는 승리하는 ‘건강한 지휘 단단한 강군’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같은 섹션 기사

더보기




공시 By A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