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올해 1분기 가구당 명목 소득은 늘었지만, 고물가 여파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성과급 지급 등으로 고소득층의 소득은 크게 늘어났다. 반면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지면서 소득 분배 지표가 6년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했다.
국가데이터처가 5월28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자영업 호조로 사업소득이 2.6% 늘었고, 공적연금 수급액 인상 등으로 이전소득도 9.7% 증가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지갑 사정’은 싸늘했다. 고물가 영향을 제거한 1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특히 직장인들의 지갑을 뜻하는 ‘실질 근로소득’은 1.7% 감소하며 2024년 1분기(-4.0%)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명목 임금이 올랐더라도 치솟는 물가를 따라잡지 못해 실제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의미다.
소득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K자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6.59배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5.59배)보다 1.0배 포인트(p) 급등한 것이자, 지난 2020년 1분기(6.89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배율이 높아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졌음을 뜻한다.
이 같은 분배 악화는 고소득층에 집중된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이 주도했다. 대기업 근로자가 주로 분포한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7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연초 코스피 활황에 따른 배당금 등 재산소득(9.1%↑)과 설 명절 용돈 등이 포함된 사적이전소득(25.1%↑)이 하이엔드 가구의 소득을 끌어올렸다.
반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회복으로 사업소득은 26.7% 늘었으나, 이들 계층의 생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전소득이 오히려 0.6% 감소하면서 상위 계층과의 소득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저소득층은 ‘빚내서 사는’ 적자 수렁에 빠졌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424만1000원으로 4.2% 늘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기름값(교통·운송 12.1%↑), 병원비(보건 10.4%↑), 외식비(음식·숙박 5.1%↑) 등 필수 생활비 지출이 강제로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155.3%로 전년보다 7.7%p나 급등했다. 한 달에 117만원을 벌어 생활비로만 145만7000원을 지출해 소득보다 소비가 훨씬 큰 심각한 적자 살림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분기별 소득 격차는 명절 성과급 시점 등 계절적 변동성이 커 공식적인 개선 여부는 연간 지표를 봐야 한다”면서도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