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박상섭 기자 |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재범률이 좀처럼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 8건 중 1건에는 동승자가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돼, 방조 행위에 대한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30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음주운전 재범사고 및 동승자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경찰청의 음주단속 통계와 경찰청·삼성화재에 접수된 최근 5년간(2019~2024년)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15년 24만3000건에서 2024년 11만8000건으로 10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연평균 음주운전 재범률은 43.9%로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직전인 지난 2018년(44.7%)과 비교해 큰 변화를 찾을 수 없었다. 즉,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재범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1037건으로, 윤창호법 시행 직후인 2020년(1만7747건)에 비해 약 36% 줄었다. 하지만 하루 평균 31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일상적인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삼성화재 보험 처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고의 12%는 동승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명 이상이 동승한 경우도 2%에 달했다. 이 비율을 경찰청 통계(5년간 음주운전 사고 7만1279건)에 적용하면, 동승자가 탑승한 음주운전 사고는 약 8625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동승자 탑승 여부에 따라 사고 유형에도 차이가 드러났다. 차로변경 사고 비중은 동승자가 없을 때 12.5%인 데 비해 동승자가 있을 경우 18.2%로 높아졌다. 신호위반(5.8%→8.1%), 교차로 통행위반(3.3%→6.8%) 등 순간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사고 유형도 동승자 탑승 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소 측은 동승자와의 대화나 개입이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사고를 더 복합적이고 위험한 형태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음주운전 방조 행위에는 현행 형법상 방조죄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방조 행위의 구체적인 기준이 없고, 동승자가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입증하기 어려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검거된 인원은 977명으로 추정 동승자 수의 11%에 불과했다.
이에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동승자 처벌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개정법률안이 21대 국회에서는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서 관련 개정법률안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저리를 앞두고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지난 2007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동승자뿐 아니라 주류 제공자, 차량 제공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고, 형사처벌과 함께 벌점·면허정지·면허취소 등 행정처분을 병행하고 있다.
유상용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재범 비율이 줄지 않는 것은 음주운전이 개인의 일탈을 넘어 주변 환경과 함께 형성되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음주운전은 운전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위험인 만큼, 방조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 기준 마련과 함께 주변인의 제지 문화를 확산시키는 참여형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