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대한민국 증시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한번 대기록을 세웠다. 4월29일 코스피 지수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실적 우려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어서며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이라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 장 초반 ‘오픈AI 공포’에 털썩… 반전의 오후장
이날 코스피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오픈AI가 신규 사용자 확보와 매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간 증시를 이끌어온 ‘AI 무용론’과 ‘수익성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2.02포인트(0.33%) 내린 6619.00으로 출발하며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장 초반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흔들리던 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강력한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결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49.88포인트(0.75%) 급등한 6690.90으로 장을 마치며 6700선 고지를 눈앞에 뒀다.
■ 수급의 힘: 외인 6000억 ‘폭탄 매물’, 기관이 몸으로 막았다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기관투자가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무려 6,069억 원어치를 내던지며 지수를 압박했지만, 기관은 4786억 원을 순매수하며 이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개인투자자 역시 166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AI 산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단기 차익실현’ 성격이 짙은 반면, 기관은 국내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 펀더멘털에 집중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 삼성전자의 ‘왕의 귀환’과 시총 상위주의 화력
종목별로는 단연 삼성전자의 활약이 돋보였다. AI 수익성 논란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0% 오른 22만 6,000원에 마감하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0.54% 하락하며 반도체 대장주 간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외에도 '수출 효자' 종목들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HD현대중공업(3.45%)이 수주 호재를 바탕으로 급등했다. SK스퀘어(2.34%)가 밸류업 기대감에 힘을 보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9%), 두산에너빌리티(1.10%) 등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2.06%)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조정을 받았다.
■ 코스닥, 바이오주가 끌어올린 ‘혼조 속 상승’
코스닥 지수 역시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 끝에 전 거래일 대비 4.68포인트(0.39%) 오른 1220.2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429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바이오주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삼천당제약(2.55%), 에이비엘바이오(1.87%), 알테오젠(0.93%) 등이 빨간불을 켜며 지수를 방어했다. 반면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0.99%)와 에코프로비엠(-0.47%)은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을 두고 "K-증시의 체력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미국발 AI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하드웨어의 실질적인 수요와 조선, 방산 등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업종으로 온기가 빠르게 순환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오픈AI발 이슈는 소프트웨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일 뿐,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와 전력 인프라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겠지만 당분간 실적 우량주 위주의 강세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