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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4 (목)

"알부민 90%?"…계란 가루 0.5% '과장 광고' 논란

방심위 '소비자 오인' 의견진술 의결…롯데·CJ "선제 중단" vs NS·KT "소명 총력"
"먹다 남은 제품도 환불되나" 문의 폭주…업체별 '잔여분 환불' 가이드 마련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최근 유통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알부민 논란’의 핵심은 숫자의 착시 효과에 있다. 방송에서는 ‘알부민 복합물 90%’라는 자막이 화면을 채웠지만, 실제 현미경을 들이대듯 성분표를 뜯어보니 핵심 성분인 ‘건조난백’ 함량은 1%에도 못 미치는 0.495%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조난백(Dried Egg White)은 달걀의 흰자만을 분리해 수분을 제거하고 가루 형태로 만든 '난백 분말'을 의미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통상 식품 가공시 결합제나 근육 생성 보조 성분으로 쓰인다.

 

알부민은 혈액 속 단백질의 일종이지만, 시중 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알부민은 주로 이 '계란 흰자(건조난백)'에서 추출하거나 그 자체를 가공한 것이다. 문제는 일부 제품이 '알부민 복합물 90%'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고농축 효능을 강조했으나, 정작 그 복합물을 구성하는 핵심 실체인 건조난백의 순수 함량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밝혀지면서 '무늬만 알부민'이라는 소비자 기만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를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판단, 주요 홈쇼핑사에 대해 법정 제재 전 단계인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간 기능 개선과 면역력을 기대하며 고가에 구매했는데, 사실상 계란 흰자 가루가 전부인 제품을 속아서 산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이미 먹었는데 어쩌나"…홈쇼핑사별 환불 정책 ‘각양각색’

 

사태가 커지자 주요 홈쇼핑사들은 각기 다른 대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구매한 채널의 정책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CJ온스타일·GS샵은 논란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3월부터 이미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특히 CJ온스타일은 현재까지 접수된 민원은 없으나, 사회적 이슈를 고려해 청약철회 기간이 지났더라도 미개봉 상품에 대해서는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심의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에도 '알부민 상품 전체'를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 중이다. 이미 섭취한 분량을 제외한 잔여 수량에 대해 부분 환불을 해주는 방식이다. KT알파쇼핑 역시 업계 이례적으로 '사과 방송'까지 진행하며 미개봉 제품에 대한 적극적 환불을 약속했다.

 

현재 심의 대상에 오른 NS홈쇼핑은 방송 표현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소명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불편을 고려해 개봉 제품이라 하더라도 섭취분을 제외한 부분 환불 가이드라인을 실무적으로 운영하며 불만을 잠재우고 있다.

 

■ '단순 식품'을 '건기식'으로 오인하게 만든 마케팅의 함정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일반식품'인 알부민 제품이 마치 간 기능 개선 등에 특효가 있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처럼 둔갑해 판매되었다는 점이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건기식과 달리 일반식품은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능을 광고할 수 없음에도, 교묘한 단어 선택과 이미지 연출을 통해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알부민(Albumin)은 인체 혈장 단백질의 약 50%를 차지하는 핵심 성분으로, 간에서 생성되어 혈관 내 수분량을 조절하고 호르몬이나 약물 등 체내 주요 물질을 운반하는 '배달원' 역할을 수행한다. 의학적으로는 간 경변, 신장 질환 등으로 인한 수치 저하 시 수혈용 의약품으로 주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만성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건강 보조식품 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고농축 단백질의 결정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식품형 알부민은 의약품과 달리 '계란 흰자 추출물(건조난백)' 등을 주원료로 하는 경우가 많아 구매 시 성분 함량과 인증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소비자 대응 가이드: 어떻게 환불받나?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단순 변심은 환불이 어렵지만, 이번처럼 '허위·과장 광고' 의혹이 있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제품을 다 먹지 않았다면 남은 박스나 병을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많은 홈쇼핑사가 '잔여분 환불'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매 당시 방송 캡처나 상세 페이지의 함량 표기 오류를 증빙할 수 있다면 환불 협상에서 유리하다. 채널별로 가이드라인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으므로, 우선 구매 채널의 고객센터에 '과장 광고로 인한 신뢰 상실'을 사유로 접수해야 한다.

 

이번 알부민 사태는 단순히 제품 하나의 문제를 넘어 홈쇼핑 업계 전반의 상품 검증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낳았다. 일부 업체가 선제적 중단과 사과 방송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실추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방심위의 최종 제재 수위에 따라 대규모 리콜이나 추가 보상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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