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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2 (화)

"H지수 악몽 끝?" ELS 발행 27%↑…증권사로 'U턴'

분기 신규 발행 5.5조 돌파, 은행권 판매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 톡톡
신한·NH 최대 41% 공격적 확대, 메리츠는 리스크 관리차 52% 급감 '대조'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증시의 이례적인 호황과 함께 한동안 얼어붙었던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 2024년 금융권을 강타했던 '홍콩H지수 ELS 사태'의 충격을 딛고, 증권사들이 발행 물량을 대폭 늘리며 주도권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ELS는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계해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기초자산의 가격 흐름에 따라 원금 보전 여부와 수익률이 달라지는 구조화 금융상품이다.

 

4월27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 seibro.or.kr) 데이터 분석 결과,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ELS 신규 발행액은 5조585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1%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 "은행이 닫으니 증권사가 열렸다"…공수가 바뀐 ELS 시장

 

이번 ELS 시장 회복의 가장 큰 특징은 '채널의 이동'이다. 과거 ELS 판매의 핵심 거점이었던 시중 은행들이 '홍콩H지수 ELS 사태' 이후 고위험 상품 판매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거나 아예 중단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증권사 직판 채널로 대거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홍콩H지수 ELS 사태란, 2021년 지수가 고점(12000포인트 상회)이었을 때 판매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이 2024년 만기 시점에 지수가 반토막 나면서 수조 원대 원금 손실을 기록한 사건이다. 특히 판매 과정에서 위험성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은 '불완전 판매' 의혹이 제기되며 금융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주 판매 채널이었던 시중 은행들이 대규모 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고, 신뢰도 추락과 함께 고위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갈 곳 잃은 중위험·중수익 대기 자금이 최근 증권사 직판 채널로 유입되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권의 판매 공백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증권사 공모·사모 ELS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지수 상승기에 수익을 확정 짓고자 하는 대기 수요가 증권사로 몰리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 한투·NH·신한 '3강' 체제…발행 물량 최대 41% 급증

 

증권사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약진이 돋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만 8114억 원의 ELS를 발행하며 전년 대비 34.2% 성장, 업계 1위를 수성했다. 공모(5307억원)와 사모(2807억원) 全영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성장률 면에서는 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이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무려 41.5% 증가한 6,900억 원을 발행하며 공격적인 영업력을 과시했고, NH투자증권 역시 38.5% 증가한 7869억 원을 기록해 선두권을 맹추격 중이다. 키움증권 또한 사모 ELS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등 전체 발행액을 26.5% 늘리며 보폭을 넓혔다.

 

■ "지금은 조심할 때"…리스크 관리 나선 하나·메리츠의 '온도 차'

 

모든 증권사가 발행을 늘린 것은 아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극명한 온도 차가 존재했다.

 

하나증권은 전년과 거의 동일한 6,185억 원 수준에서 발행량을 동결했다. 주식 시장 활황으로 고객들이 직접 투자로 대거 이동한 데다, 지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재가입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가장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한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전년 대비 발행액이 52.3%나 급감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코스피 등 기초자산 지수가 급등한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발행을 늘리는 것은 투자자 손실 리스크를 키우는 행위"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익성보다 투자자 보호와 운용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풀이된다.

 

< 주요 증권사별 ELS 신규 발행 규모 비교> (단위: 억원, 전년 동기 대비)

증권사    2025년 1분기       2026년 1분기       증감률       
한국투자증권 6046 8114 +34.2%
NH투자증권 5680 7869 +38.5%
신한투자증권 4876 6900 +41.5%
하나증권 6188 6185 -0.05%
키움증권 3404 4305 +26.5%
메리츠증권 4713 2249 -52.3%
  상위 10대 증권사 합계   43944 55853 +27.1%

 

 

■ 코스피 6000 시대, ELS는 다시 '국민 재테크' 될까?

 

향후 ELS 시장은 지수 상승 탄력과 변동성 관리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현재처럼 코스피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경우 조기 상환 물량이 다시 신규 발행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H지수 학습 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이 기초자산 구성과 낙인(Knock-In) 조건 등을 꼼꼼히 따지는 등 매우 영리해졌다"며 "증권사들도 지수 고점 논란을 의식해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낙인(Low Knock-In)이나 노낙인(No Knock-In) 상품 위주로 설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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