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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7 (일)

"배 엔진이 AI 전력"…HD현대 등 엔진株 밸류체인↑

HD현대 6200억 수주… "가스터빈보다 빠른 납기" 데이터센터 공습
HD현대마린·한화엔진 급등… 조선 기자재서 'AI 인프라'로 재평가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4월24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 엔진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선박용 엔진 기술이 육상 발전용 엔진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오전 10시50분 기준 국내 엔진 밸류체인 관련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HD현대마린엔진은 11만36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7.84% 급등했고, 한화엔진은 7만6700원으로 9.42% 올랐다. STX엔진은 5만5700원으로 8.16% 상승했다. HD현대그룹 생산 엔진의 애프터마켓(AM) 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도 24만1500원으로 5.92% 올랐다.

 

< 국내 엔진 업체 밸류체인 >

업체명 내용
HD현대중공업 2행정 저속엔진 라이선시, 4행정 중속엔진 고유 라이선스인 힘쎈(HiMSEN) 보유 및 생산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그룹 생산 엔진의 애프터마켓(AM) 사업 담당 업체
STX엔진 4행정 중속엔진 및 고속엔진 라이선시 보유. 중속엔진은 에버렌스, 고속엔진은 MTU 라이선스 기반
한화엔진 2행정 저속엔진 라이선시, 4행정 중속엔진 시장 진입을 위한 생산 능력 확충 중
HD현대마린엔진 2행정 저속엔진 라이선시

자료: 상상인증권

 

엔진주 강세의 직접적인 계기는 HD현대중공업의 미국 데이터센터향 엔진발전기 공급 계약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미국 Aperion Energy Group Holdings I,Ⅱ,Ⅲ LLC와 6271억원 규모의 엔진발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4월21일부터 2030년 10월21일까지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을 단순한 조선 기자재 수주가 아니라 AI 인프라 수주로 해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냉각장비를 24시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매우 많이 사용한다. 쉽게 말해 AI가 똑똑해질수록 반도체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반도체를 움직일 전기도 함께 필요해지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한 가지 에너지원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원전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저탄소 전력원으로 거론되고, 가스터빈을 활용한 가스발전은 상대적으로 빠른 전력 공급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육상 발전용 엔진까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원전이 가스터빈으로, 다시 가스터빈이 엔진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구조는 아니다. 원전과 가스터빈은 여전히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의 중요한 축이다. 다만 원전은 인허가와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형 가스터빈도 수요 급증으로 납기가 길어지면서 그 사이 전력 공백을 더 빨리 메울 수 있는 발전용 엔진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대형 가스터빈 업체들의 납기가 2029년 하반기에서 2030년 수준으로 느린 반면, 엔진 업체들은 2028년 하반기 납품도 가능해 납기 측면에서 약 1년가량 우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빈자리를 메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육상 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이다. 4행정 중속엔진은 선박뿐 아니라 땅 위 발전설비에서도 전기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엔진이다. 핀란드 바르질라가 지난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대형 데이터센터에 412MW 규모의 가스엔진 40대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HD현대중공업도 미국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확보하면서 관련 기대가 국내 엔진주로 확산됐다.

 

국내 엔진 밸류체인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4행정 중속엔진 브랜드 ‘힘쎈(HiMSEN)’을 보유하고 있다. STX엔진은 에버렌스와 MTU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4행정 중속엔진 및 고속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기존 2행정 저속엔진 중심 업체지만 4행정 중속엔진 시장 진입을 위한 생산능력 확충을 추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상인증권은 데이터센터향 4행정 중속엔진 수요가 더해질 경우 엔진 수주 사이클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용 엔진 수요가 이미 강한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용 발전 엔진이라는 새 수요가 붙으면, 엔진 업체들의 일감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생산 여력은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유진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엔진 부문 생산 가동률이 2025년 기준 100%를 넘고 있으며, 2028~2029년 선박 엔진 슬롯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추가 증설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짚었다.

 

24일 엔진주 급등은 “배에 들어가는 엔진”을 “AI 데이터센터 전력을 만드는 장비”로 다시 보는 움직임이다. 조선업 호황에 머물렀던 엔진 밸류체인이 AI 전력 인프라라는 새 테마와 연결되면서,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 바르질라와 HD현대중공업의 데이터센터향 발전용 엔진 수주 내용. 자료: 바르질라, DART, 상상인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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