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김동선 한화그룹 부사장이 ㈜한화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직에서 사임했다. 이는 단순히 한 보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넘어, 그룹의 인적 분할 이후 신설될 지주사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김 부사장이 맡게 될 ‘테크·라이프’ 부문이 그룹 내에서 독자적인 생존력과 성장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 ㈜한화와 이별, 명확해진 오너 3세 '삼분지계(三分之計)'
김 부사장은 지난 3월 31일부로 ㈜한화 건설 부문을 떠났다. 2024년 해외사업본부장에 선임된 지 약 2년 만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임으로 한화그룹 오너 3세 간의 경영권 승계 및 역할 분담 구도가 완성됐다고 평가한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 방산·조선해양·에너지 (존속 ㈜한화 중심)
-차남 김동원 사장: 금융 (한화생명 중심)
-삼남 김동선 부사장: 테크·라이프 (신설 지주사 중심)
김 부사장은 ㈜한화의 지분 5.38%는 유지하되, 앞으로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 등 신설 법인 산하로 편입될 계열사들의 미래비전 총괄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 '캐시카우' 비전·아워홈 vs '성장통' 로보틱스·모멘텀
김 부사장이 이끌 신설 지주사(가칭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계열사 간 실적 양극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현재 실적을 지탱하는 버팀목은 한화비전과 최근 인수한 아워홈이다. 글로벌 보안 솔루션 강자인 한화비전은 지난해 1,6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룹 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아워홈 역시 80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든든한 현금 흐름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김 부사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모멘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로보틱스는 영업손실이 298억 원으로 확대됐고, 모멘텀 역시 적자 전환했다. 신설 지주사 출범 초기, 아워홈과 비전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미래 투자보다는 적자 계열사의 수혈에 우선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주요 계열사 실적 현황 >
| 구분 | 계열사 명 | 주요 사업 분야 |
영업이익 (2025년 기준) |
비고 (실적 특징) |
| 흑자 계열사 | 한화비전 | 영상 보안(CCTV) | 1,622억원 |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폭발적 성장 |
| (현금 창출원) | 아워홈 | 단체급식·식자재 | 804억원 | 최근 인수한 든든한 버팀목, 안정적 수익 |
| 한화갤러리아 | 백화점·유통 | 흑자 유지 | 하이엔드 식음료 플랫폼 확장 중 | |
| 적자 계열사 | 한화로보틱스 | 협동로봇·AGV | -298억원 | 미래성장주, R&D 투자 확대→적자폭 확대 |
| (미래 투자처) | 한화모멘텀 | 이차전지·반도체 장비 | -133억원 | 전년 대비 적자 전환, 공격적 설비 투자 중 |
■ 4.7조 투자 계획의 성패, 단기 수익성 입증에 달렸다
김 부사장은 앞서 4조7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하지만 로보틱스와 반도체 장비 사업은 특성상 수익 창출까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출범 초기 단기간 내에 적자 사업의 구조 개편과 수익성 개선을 시장에 입증하지 못하면 지주사 차원의 현금 유출 기간이 길어져 투자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이 최근 한화비전과 한화로보틱스 간의 AI 기술 협업을 강조하고, '더 플라자 다이닝' 등 하이엔드 식음료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분할 일정 연기, 김 부사장에게는 '전열 정비'의 기회?
한편, ㈜한화는 최근 주주 확정 기준일을 5월 29일로 연기하며 분할 절차를 재조정했다. 당초 계획보다 신설 법인의 상장 일정이 늦춰졌으나, 이는 김 부사장에게 계열사 간 시너지를 구체화하고 수익성 개선안을 마련할 '시간 벌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 형제 중 가장 먼저 '홀로서기'를 가속화한 김동선 부사장이 ㈜한화의 그늘을 벗어나 '로봇과 미식'을 결합한 새로운 한화의 축을 세울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이 해운대(건설 부문 사옥)에서 소공동(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으로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