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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6 (수)

[이준호 칼럼] 경제기사로 한글도 배워요(재고평가이익)

어법과 표현
횡재세(橫財稅),폭리(暴利), `~(으)ㄹ까 봐' 전전긍긍(戰戰兢兢), 속내가 복잡하다, `(무엇)을 담보로'

 

 

경제타임스 이준호 기자 |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4분기 큰 돈을 번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작 정유업계는 눈치를 보며 불안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는 뉴스입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원유값이 치솟으면서 이미 구입해놓았던 원유의 `재고평가이익' 때문에 일시적으로 큰 돈을 번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겁니다.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원유값이 뚝 떨어지면 결국 지금 비싸게 구입한 원유값은 손실로 날게 뻔한데 당장 국민으로부터 전쟁 와중에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살 것을 걱정해서 입니다. 즉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한데 나쁜 기업으로 비난받을까 우려한다는 것이지요.

 

재고평가이익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작년에 1000원에 사온 기름이 창고에 있는데, 갑자기 기름값이 올라서 지금 팔면 1500원 가치가 됐다고 가정해볼게요. 문제는 실제로 판 게 아니라 '서류상(회계적)' 가치만 오른 것이고 지금 비싸게 구입한 기름도 중에 가격이 다시 떨어지면 손해, 즉 재고평가손실이 나거든요. 

 

대규모 흑자 전망에도 정유업계 '전전긍긍', 역풍 우려

재고평가이익으로 일시적 효과

횡재세 부과 논의 등 번질까 우려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커져

 

1·4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대규모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나 정유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1·4분기 호실적은 최근 유가급등으로 과거 저렴하게 구매했던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커진데 기인한다. 이는 유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로 환원되는 일시적·회계적 효과이지만 국민 고통을 담보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1·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4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중략)… 이에 '전쟁 중에 폭리를 취했다'는 비난과 함께 '횡재세' 부과 논의로 번질까봐 업계는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실적도 2·4분기부터는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쟁 종식 후 유가가 하락하면 비싸게 들여온 재고가 막대한 평가손실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원가 부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로 우회 운송비와 전쟁 위험 보험료가 치솟고 있으며 비중동 원유 도입에 따른 프리미엄 비용이 2·4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된다.  …(중략)…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유사가 감수하는 실질적인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정유업계는 호소하고 있다. 

 

흑자(黑字)는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 이익이 생긴 것을 뜻해요. 음식점 같은 가게로 비유하자면 장사가 잘 되는 상황입니다. 수입 초과액을 표시할 때 회계장부에 검은 잉크를 쓰는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반대로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 손실이 생긴 것은 적자(赤字)라고 해요. 빨간색 잉크를 써서 `붉을 적'입니다. 

 

횡재세(橫財稅)에서 횡재는 `뜻밖에 재물을 얻음. 또는 그 재물'을 뜻해요.예상치 못한 큰 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이 횡재세입니다. 보통 횡재세는 기업이 유가 급등이나, 금리 인상 등의 외부 요인, 독점적 지위로 정상이득 범위를 넘어선 초과이익을 얻었을 때, 그 초과분에 대해 일시적으로 추가로 과세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폭리(暴利)는 부당하게 많이 남기는 이익. 이익을 남기는 것은 정당한 일이지만 그 방식이 부당하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어요. 예컨대 전쟁 중에 폭리를 취하는 기업은 비난받습니다.

 

`~(으)ㄹ까 봐’ (전전긍긍하다)는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하고 우려하는 마음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입니다. 전전긍긍과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전전긍긍(戰戰兢兢)은 `몹시 두려워하여 벌벌 떨며 조심하는 모양'을 뜻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입니다. 전전(戰戰)은 두려워 떨며 조심하는 것을, 긍긍(兢兢)은 몸을 삼가고 조심하는 것을 의미해요. 매우 조심스럽고 긴장된 상태를 나타냅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혹시 세금을 더 내라고 하거나 사람들이 비난할까 봐 눈치를 보는 정유사의 모습을 잘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ㄴ/은/는 데 기인하다’ 는 어떤 현상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밝힐 때 사용합니다. 이번 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으)ㄹ 수밖에 없다’는 다른 방법이 없거나 당연히 그렇게 될 때, 즉 필연적 결과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어요.

 

`속내가 복잡하다'에서 속내는 `속으로 품고 있는 마음·의도’라는 뜻입니다. 흑자가 난 상황은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여러 가지 걱정(횡재세, 하반기 손실 등)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을 담보로'에서 원래 담보는 대출을 받을 때 맡기는 물건을 뜻하지만, `희생양으로 삼아'라는 비유적인 의미로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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