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인도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식품 물가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비료 수급 차질과 엘니뇨 발달에 따른 기상 악화 우려가 동시에 맞물리면서다. 전문가들은 생산자 물가 상승 압력이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으며, 이것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이될 경우 내수 회복세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소매물가 안정은 '착시'…도매물가는 이미 폭등세
최근 발표된 인도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4%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CPI 바스켓 내 식품 비중 하향 조정(45.86%→36.75%)에 따른 통계적 착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하나증권 김근아 연구원은 "3월 도매물가지수(WPI) 상승률이 전월 2.13%에서 3.88%로 가파르게 치솟았다"며 "생산자 단계에서 누적된 상방 압력이 시차를 두고 소매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중동 분쟁이 촉발한 '비료 패닉바잉'
인도 농가의 시름을 깊게 하는 것은 비료 가격이다. 이란과 미국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원재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름 작물(카리프) 시즌을 앞두고 비료 가격 급등 조짐이 보이자 현지 농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패닉바잉'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비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배나 폭증한 것은 농가의 비용 부담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며 "비료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작황 둔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 엘니뇨의 귀환…몬순 강수량 '빨간불'
기상 여건 역시 비우호적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올해 6~9월 몬순 시즌 누적 강수량이 장기평균(LPA)의 92%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로 갈수록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카리프 작물 생산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물론 저수지 저수량이 전년 대비 21% 많고 인도양 쌍극자(IOD)가 우호적이라는 완충 요인은 존재한다. 그러나 물가 비중이 높은 식품 가격의 상승은 가계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훼손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후 변화라는 거대 담론이 인도의 밥상 물가를 압박하며, 견조했던 내수 성장 가도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