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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5 (금)

LF 직원 연봉 '8500만원' 1위…무신사 임원은 '6.3억'

신세계인터 7천만원 '최저'…판매직 비중·성과급 감소에 희비
무신사 직원 연봉만 '급감'…"스톡옵션 기저효과 탓"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패션 업계의 연봉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 상장사 및 대형사 6곳 중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LF(8,500만 원)로 집계됐다. LF(Life in Future, 前LG패션, 2014년 사명 변경)는 전년 대비 4.9%라는 안정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증명했다. 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온라인 전환 성공에 따른 성과 공유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 F&F·코오롱 등 뒤이어…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인력 구조'에 눈물

 

LF의 뒤를 바짝 쫓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 중인 F&F(8,000만원)다. 이어 코오롱FnC(7,811만원), 한섬(7,720만원), 무신사(7,4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7,000만 원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판매직 비중이 높은 유통 기반 패션 기업의 특성상 평균의 함정이 발생하며, 업황 침체로 인한 성과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2025년 주요 패션기업 경영 지표 및 보상 현황 >

기업명 직원 평균 연봉 미등기임원 보수 매출액 (2025년) 직원수 (명) 특이사항
LF 8,500만 3.4억 1조 9,735억 약 1,100 직원 연봉 1위, 내실 경영 강점
F&F 8,000만 1.7억 2조 1,480억 약 650 매출 대비 고연봉, 임원보수 최저  
코오롱FnC   7,811만 2.5억 1조 1,647억 약 1,000 럭셔리·글로벌 전환 집중
한섬 7,720만 3.2억 1조 5,280억 약 1,450 안정적인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
무신사 7,400만 6.3억 1조 4,679억 1,823 임원 보수 압도적 1위, 직원 최다
신세계인터  7,000만 2.1억 1조 3,450억 약 1,200 인력 구조상 평균 연봉 하위권

 

연봉 수치를 넘어 매출과 고용 규모를 연계해 분석해 보면, 패션 기업들이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F(Fashion & Forward)는 조사 대상 중 직원수(약 650명)가 가장 적지만 매출은 2조원을 상회한다. 이는 인당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직원 평균 연봉 8,000만원(업계 2위)을 유지할 수 있는 탄탄한 기초 체력이 되고 있다. 1992년 설립 이후 MLB, Discovery Expedition 등 글로벌 라이선스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공으로 이끌며, 현재는 K-패션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무신사는 직원수(1,823명)가 가장 많음에도 매출 규모는 전통 대기업인 한섬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미등기임원 보수를 업계 평균의 2배가 넘는 6.3억원으로 책정한 것은, 고성장을 견인할 핵심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플랫폼 특유의 DNA가 반영된 결과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임원 수를 17명에서 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은 불황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매출 1조원대를 유지하면서도 조직 규모를 정예화해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다.

 

■ 무신사의 극명한 온도차: 직원은 '급락', 임원은 '급등'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내 1위 무신사'의 보상 구조다. 무신사는 직원 평균 연봉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상 착시'가 숨어있다. 무신사 측은 "전년도에 스톡옵션 행사 차익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 지급이 집중되면서 발생한 기저효과일 뿐, 실질적인 처우 저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신사의 뿌리는 지난 2001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만호 의장이 포털 사이트 프리첼에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명인 '무신사'는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문장의 줄임말이다. 이름 그대로 당시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희귀 스니커즈와 해외 한정판 운동화 사진을 공유하며 패션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렸다.

 

단순 정보 공유에 머물던 무신사는 2003년 독립 사이트 '무신사 닷컴'을 구축하고, 2005년에는 패션 웹진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하며 콘텐츠 역량을 쌓았다. 이후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한 '무신사 스토어'를 런칭하며 본격적인 수익 모델을 갖췄고, 2012년 주식회사 무신사로 법인을 설립하며 대형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무신사가 타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콘텐츠'다.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던" 커뮤니티 시절의 DNA를 살려, 단순히 제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리트 패션의 역사와 스타일링을 화보와 기사 형식으로 전달한다. 이러한 전략은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무신사를 통해 자신들의 스토리를 알렸고, 소비자들은 무신사가 큐레이션한 스타일을 믿고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입점 브랜드와의 상생'이라는 가치가 무신사의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다.

 

2001년 커뮤니티 개설 이후 올해로 25년 차를 맞이한 무신사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무진장 신발 사진 많던 곳'에서 시작해 '무진장 입점 브랜드 많은 곳', '무진장 해외에서도 찾는 곳'으로 진화 중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유통사라기보다 패션 콘텐츠 기업에 가깝다"며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현재의 압도적 1위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 임원 연봉 깎은 F&F와 신세계인터내셔날, 경영 효율화의 단면

 

임원 보수가 줄어든 곳도 명확했다. F&F는 미등기임원 보수가 1억7,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이는 임원 수가 줄어든 것과 동시에 업황에 따른 성과급 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임원 수를 기존 17명에서 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전통의 LF가 보여주는 안정적인 보상 시스템과 무신사가 보여주는 공격적인 임원 보상은 현재 패션 업계가 처한 두 가지 생존 전략을 대변한다. 내실 경영을 통해 인재 유출을 막는 '전통파'와, 파격적인 보상으로 고성장을 이끌 리더를 영입하는 '혁신파'의 대결이다.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2026년 상반기, 이러한 연봉 격차가 기업의 실제 경쟁력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별도 공시가 없어 제외되었으나, 업계 내에서는 삼성물산의 성과급 체계가 포함될 경우 순위가 또 한 번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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