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국내 증권사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이 ‘글로벌 현지화’를 가속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중개망 확대를 위해 현지 법인 수를 대폭 늘리고 있으며, AI 기업은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데이터 인프라의 현지화(데이터 레지던시)를 강화하는 추세다.
■ 증권사, 해외법인 1년 새 18.5% 급증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해외 현지법인 수가 1년 사이 18.52% 증가하며 공격적인 해외 확장에 나섰다.
11월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법인은 전년 동기보다 10곳 늘어난 64개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토스증권·넥스트증권·키움증권 등 온라인 기반 증권사까지 가세하면서 해외 진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대형 증권사를 넘어 온라인 기반 브로커리지(Brokerage, 중개 행위) 증권사까지 해외 법인 설립 경쟁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증권사들이 '현지에서 직접 중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고 사업 기반을 다각화하려는 구조적 변화로 풀이된다. 현지 법인 확대는 단순한 사무소 개설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중개망 확보를 목표로 한다.
■ OpenAI, GPT-5.1 출시와 함께 '데이터 레지던시'로 기업 신뢰 확보
글로벌 AI 선두 기업인 OpenAI는 2025년 11월, 차세대 언어모델인 GPT-5.1을 공개하고, 자사의 서비스 전반(ChatGPT 및 개발자용 API)에 적용했다. GPT-5.1은 응답 속도와 추론 성능을 조절할 수 있는 ‘Instant’와 ‘Thinking’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며, 이전 모델 대비 향상된 지능과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소개됐다.
이와 동시에, OpenAI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레지던시(data residency) 옵션을 전 세계 주요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나 기업들이 AI 서비스 이용 시 자국 내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인프라 현지화 전략은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데이터 주권에 민감한 기업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AI 기술의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규제 환경에 맞춘 '현지화된 인프라 구축'이 기업 시장 공략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이다.
■ ‘글로벌 현지화’ 전략, 목적은 상이
이번 흐름은 금융과 기술이라는 이종 산업이 동시에 ‘글로벌 + 현지화(localization)’라는 공통 전략을 채택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증권사에게 해외법인 확대는 해외주식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이며, AI 기업인 OpenAI에게는 성능 개선뿐 아니라 각국의 데이터 규제와 기업 고객 요구에 맞춘 인프라 구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동일한 ‘현지화’라고 해도 그 의미는 다르다. 증권사에게는 ‘중개망 확보’가 핵심이라면, AI 기업에게는 ‘데이터 주권 보호를 통한 기업 신뢰 확보’가 핵심인 것이다.
두 산업 모두에게 해외 네트워크 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은 이제 단순한 옵션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 경쟁 요소가 될 전망이다.
































